가을로의 초대 - 빛고운 / 김인숙
뜨거운 뙤약볕이 견디기 힘들어
지친듯이 구부정해진 허리 간신이
지탱하고 서 있는 코스모스가 가엾다
여름이 가기 전부터 와 있는 가을이
간간히 불게 해주는 선선한 바람과
고랑마다 붉게 매달려
매운네를 풍기는 고추도
한층 더 바빠진 마음에 가을을 재촉한다
작년 가을에 가을을 떠나보낼 때
가을에게 했던 부탁을 기억할지 모르지만
잊었던 그리움을 또 가져오지나 않을지
궁금함과 함께 마음은 벌써 가을로 달려간다
아 ! 올 가을엔
옛 사랑의 그리움도 좋지만
그 누군가 가 수신자 없이 보내주는
love letter 한통 받는 것도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