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치와 사진/참고자료 시모음 hongil81 2012. 7. 11. 12:27 노을 - 장석남 하나, 아주아주 옛날의 시퍼런 하늘 속에 목단씨를 한주먹 쥐고 또 당신의 손을 한줌 쥐고 이 부딪히며 가서 목단 가꾸고 손 가꾸어 아지랑이 속을 헤엄치듯 한 세상 살아가서 둘, 어머니사온 새 신 좀 작은 듯하여도 그냥 신고 풀밭길 가듯 돌자갈길 생각 않고 그냥그냥 웃어가듯 우리 마음의 캄캄절벽도 꽃대처럼 그냥그냥 커 올라가 노을 하늘을 피우듯 셋, 종소리 종소리 하관(下棺) 노을, 붙들렸다가는 노을 - 유종인 하루 취하기에는 초저녁부터 그렇더군 벌써 실패한 사랑이 찾아오더군 이쯤 세상의 문이란 문들은 모두 두근거리는 불안의 심장이더군 흔들리지 않고서야 길이 가지를 치겠나 가지를 친 길목에 미친 듯 몸부림치는 버드나무 한 그루에 바람은 추운 굿춤을 추다 가더군 오늘 마음 주지 않은 당신은 어제 나를 버렸겠지만 내일 황토 봉분으로 우두커니 노을 앞에 남기도 남겠지만 가다가 뒤돌아보는 눈길이 너무 눈부셔 캄캄하게 저녁의 구멍만 커지는 당신도 하루마다 노을에게 목덜미를 잡히는 말하는 비석, 하루마다 碑文이 달라지는 가슴 나와 같더군 ★정홍일 부석사의 노을 - 박영교 無量壽殿 댓돌에 앉아 푸른 내일 바라보면 壁畵가 걸어나와 귀엣말을 걸어온다 온몸 다 쭈그러드는 몸살 앓는 오랜 미소 바람개비 돌아가는 언덕배기 앉아보면 때묻은 사람 냄새 씻어도 다시 들고, 휘어진 추녀를 보며 걸어온 길 돌아뵌다 지우면 살아나고 살아나서 또 흩어지는 돌계단 하나 하나가 무덤처럼 엎드려 있어 돌옷 핀 석탑 이야기 물소리에 그늘이 진다 恨을 심고 떠난 사람 情을 업고 돌아오리 뜨는 해 노을이 되면 내 삶도 막불 지피고 따끈한 온돌방에 앉아 自敍傳을 쓰고 싶다.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새창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