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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시 (침몰사건)

hongil81 2014. 4. 24. 11:29
弘一★


*♣*사랑의 시(침몰사건)*♣* 

Pablo Neruda
나는 여기서 너를 사랑한다
검은 소나무숲을 헤집고 바람이 지나간다
달은 표류하는 수면에 그 빛을 발산한다
하루가 하루의 뒤를 추격한다
춤추는 무용가처럼 안개가 풀어진다
한 마리 은빛 갈매기가 낙일의 하늘을 미끄러지듯 내려온다
때로는 배의 돛이 하늘의 별들이
어떤 때는 또 배의 검은 십자가가
홀로
나는 때때로 아침을 맞이한다 그럴 때면 나의 혼까지 축축하다
멀리서 바다가 운다
이 곳은 항구
나는 여기서 너를 사랑한다
나는 여기서 너를 사랑한다 수평선이 너를 헛되이 숨기려고 한다
이 차가운 사물들 속에서 나는 여전히 너를 사랑하고 있다
가끔 나의 키스는 무거운 배를 타고
닿을 수 없는 목적지를 향해 바다를 달린다
물론 나는 알고 있다 내가 낡은 닻처럼 잊혀진 존재라는 것을
황혼이 깃들 때 부두는 더욱 슬프다
쓰잘데없이 허기졌던 나의 삶은 이제 지쳤다
나는 가질 수 없는 것을 사랑한다 너는 너무 멀리 있다
권태가 뉘엿뉘엿 지는 황혼과 싸우느라 안간힘을 쓴다
그러나 밤이 내려와 나에게 노래를 불러주고,
달은 꿈의 수레바퀴를 돌린다
가장 크낙한 별이 너의 눈이 되어 나를 바라본다
내가 너를 사랑할 때처럼 바람 속의 소나무들이
철사처럼 가는 이파리들로 나의 이름을 노래하고 싶어한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