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그리운 밤 - 조사익
나의 밤은 온통 너뿐이었는데
몇만 시간처럼 긴 밤은 그러했는데
깨어 보니 새벽별 빈 하늘은 허무함뿐이다.
그 푸르던 계절 색은
밤 내내 또 얼마나 숙성됐는지
“도르르” 열리는 창문 너머
고국의 하늘은 능청스럽게 멀기만 하고
너뿐이었던 간밤이
새벽 안개에 젖어 흔적도 없이 사라져간다.
아 보고 싶은이여!
나의 밤은 온통 너뿐이었는데
너는 나를 생각이나 했었는지!
불공평했던 그 밤은
보도블록 타닥거리는 인파에 묻히고
나는 도쿄 어느 네거리에서
잠시 머뭇거리다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생활 속으로 한 걸음, 두 걸음, 위장 전입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