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질레-1

hongil81 2013. 7. 12. 10:06
정말 위대한 여름이었다


첨부이미지 첨부이미지

                          /함성호
노래방에서
모르는 여자의 노래를 들었다
화장실에 갔다 오다 들은
모르는 노래
반주가 끝나고도 한 번 더
불렸다
우리 방에 들어와
한 번 불러보았으나
(오래전에 들은 것 같았지만)
왠지
모르는 노래
사람들은 그게
무슨 노래냐고 물었지만
나도 모르는 노래
모르는 여자가
혼자 부르던 노래
노래방에서
모르는 여자의 노래를 들었다
반주도 없이
심심한 목소리로 한 번 더 부르던
(언제 어디서 본 것 같았지만)
모르는 여자의 노래
(나하에서 온나로 가는
류쿠의 버스 안에서도 들었던)
정말 위대한 여름이었다
(운다)

찔레


첨부이미지첨부이미지

                                 /이동훈          
 찔레는 산 비탈면에서 내려오고
 길은 찔레를 안간힘으로 밀어낸다는
 어쭙잖은 생각이
 여자의 분내, 땀내로 어질병 앓던
 어느 해 초여름에 가 닿는다
 새치름히 돌아서 있어도 
 틈을 주면 와락 무너질 거라고 
 연신 터지는 찔레 향에 빠져
 지분지분대던 나비 시절이었다
 속절없이 꽃은 지고
 가려진 길은 트였지만
 깊숙이 찔린 가시는 
 여름이 몇 번 지나도록 빠지지 않았다
 찔레 향 폭격하는 어스름
 찔레 그늘로 온, 그 옛날의 여자
 길 끝에서 화르르
 찔레와 붙더니 자취 없다.

'태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물방울 table  (0) 2014.03.30
Happy X-mas holiday  (0) 2013.12.13
당신과 술 한잔 하고 싶습니다  (0) 2013.07.10
질레  (0) 2013.07.08
정말 위대한 여름이었다   (0) 2013.07.03